[잡동사니] 中 양회 상징 '징시빈관'에선 무슨 일이…
글쓴이 금광무역 | 16.03.09 09:03 | 515 히트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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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리는 지난 3일부터 베이징 도심 호텔들은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양회에 참석하기 위해 몰려든 5200여명의 대표단과 그 수행원들로 인민대회당과 가까운 20여 개 호텔들은 2주간 예약이 모두 끝났다. 
양회 대표단 숙소로 이용되는 호텔들은 공안들의 삼엄한 경비가 이뤄진다.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고, 호텔 직원들도 2~3차례씩 신분 검사와 안전 검열을 받아야 호텔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양회를 대표하는 상징적 장소로 징시빈관만한 곳이 없다. 천안문 광장에서 지하철로 다섯 정거장 떨어진 이 호텔은 간판도 따로 없다. ‘양팡디엔루1호’라는 주소를 적은 문패 하나가 징시빈관임을 알려줄 뿐이다.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소유인 이 호텔은 1000실 규모로 베이징에서 가장 안전한 호텔로 꼽힌다. 올해 양회에서는 상하이시와 신장자치구, 씨장(티벳)자치구 대표단이 이곳에서 묵고 있다. 

징시빈관은 평상 시에도 일반인 손님을 전혀 받지 않는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차 한잔 마음대로 마실 수 없는 곳이 바로 이곳 징시빈관이다. 이 호텔은 특히 매년 10월이면 한국의 청와대 격인 ‘중난하이(중국 전현직 지도자들의 집단 거주지 겸 집무공간)’에 버금가는 철통 경비가 이뤄진다. 바로 양회와 함께 중국 중앙정부의 가장 중요한 연례 회의로 꼽히는 ‘중전회(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기 때문이다. 

중전회가 어떤 회의인가? 양회에서 확정하는 정책들의 뼈대를 만드는 회의가 바로 중전회다. 사실상 그해 양회의 성공은 중전회에서 얼마나 치밀하게 정책 초안을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중국을 지배하는 공산당이 중전회에서 만든 정책을 양회에서 뒤바꾸는 일은 거의 없다. 중전회는 5년간 총 7차례 열리는데 매회마다 1중전회~7중전회로 부른다. 특히 2중전회에서는 국가주석과 총리, 각 부 부장(장관) 인선을 결정하며, 7·8중전회에서는 차기 중국을 이끌 지도부를 확정한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나 류즈쥔 전 철도부장,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 최측근의 당적을 박탈한 것도 이곳에서 열린 중전회였다. 역사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78년 12월 덩샤오핑이 경쟁자인 화궈펑을 제치고 대륙의 권력을 장악한 3중전회(제11기)도 징시빈관에서 열렸다. 

지난해 이곳에서 개최한 5중전회(제14기)에서도 올해 양회의 핵심 정책인 공급 측 개혁과 국유기업 구조조정, 부동산 재고 정리, 금융리스크 해소, 세제 감면, 재정적자 확대, 민생개혁, 반부패 같은 정책들을 정했다. 

징시빈관에서 매년 중전회가 열리고, 다시 양회 대표단의 거점으로 쓰인다는 것은 징시빈관을 대륙의 통치 시스템을 이해하는 코드라고 할 만하다. 수시로 공산당과 군의 핵심 회의가 열리다보니 이 호텔 직원들은 이른바 ‘10불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10불 원칙은 고객 대화 내용을 일절 듣지 않고(불청), 외부에 말하지 않는다(불설)는 것이다. 

그러나 징시빈관 안에서 벌어지는 일만이 양회의 전부는 아니다. 여전히 양회 기간 징시빈관의 '바깥' 베이징은 접대의 도시로 불야성을 이룬다. 각 지방정부의 베이징 사무소 직원들은 양회 기간 베이징을 찾은 상관이나 동료들을 접대하느라 여념이 없고, 지방정부 공무원들은 그들대로 중앙정부 공무원들에게 정책이나 예산 청탁을 하려고 회동을 잡는다. 공무 출장비와 공무 접대비를 일컫는 3공경비가 한 해 1조1000억원이 넘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징시빈관 안과 밖에서 벌어지는 이 오묘한 조합이 중국의 '100년 꿈'을 확정 짓는 올해 양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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